2021년 7월 - 생명터 (미혼모 보호시설) -






이번 기부는 창원 소재지의 미혼모 보호시설인 '생명터'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후원금은 아래와 같이 사용 될 예정입니다.


1) 미혼엄마들의 자녀양육/ 정서지원: 아기 긴급 의료비, 양육물품지원, 상담치료지원

2) 청소년 미혼모의 자립: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비 지원, 교육 지원

3) 퇴소예정 세대 자립: 자립 정착을 위한 가전제품지원, 이사비 지원

4) 퇴소예정 자립지원: 퇴소세대 자녀 초등입학 가방지원, 장학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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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2-3 학년 때의 일이었습니다.

늦은 밤, 저와 제 동생이 자고 있던  방에서 쿵 쿵 하는 소리가 욕지거리에 가까운 고함과 울음이 뒤 섞인 절규와 함께 세어 나왔습니다.

어머니는 제 이름을 부르며 살려 달라 부르짖었지만 겁이 많았던 전 식은땀과 두려움에 젖어 이불 속에 숨어 아무것도 하지 못 한 채 공포에 떨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발 이 지옥 같은 시간이 어서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 시간 이후 그때의 기억은 제게 큰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고,

제가 마주하는 모든 남성을 저희 아버지라 여기며 반항적이고 공격적으로 대하며 살아왔었습니다.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모습의 모든 것의 이면엔 그 기억이 생생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그때 용기 내어 사랑하고 힘없는 내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는 기억은 제게 큰 상처와 자기혐오를 낳았습니다.

완벽하게 남성성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로 돌아가는 현 사회 시스템 상 이런 저의 태도는 환영받을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내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심리학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저의 어떤 기억이 이런 타성을 만들어 내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알고리즘이 저를 붙잡고 있는지 돌이켜보는 습관을 들이면서부터 조금씩 제 상처에서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어떻게 착취하는지에 대해서 학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공부하게 되었고,

세상이 어떤 선입견들을 씌워 약자를 규정하고 착취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그 기억은 제게 큰 두려움과 증오와 분노, 공포, 수치심을 가져다줍니다.

식은땀이 나고 잠을 못 이루게 하며 분노에 차 몸에 열이 오르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억은 제가 삶을 만들어가야 할 큰 이유를 만들어 준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진보, 보수로 나눠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은 차선에 불과하다 서로를 공격하고 할퀴어도, 결국 세상은 인간에게 이로운 쪽으로 진보를 기반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남성의 몸으로 태어난 저이지만,

저는 여성인권과 동물권을 위해 제 인생을 걸 것입니다.

약자로 규정 된 이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힘을 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고 작은 기부로 미혼모 보호 센터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미혼모라는 말은 곰곰 생각해 보면 차별이고 억압입니다.

사회는 '미혼' 과 '모'로 하여금 약자와 혐오라는 프레임을 씌웁니다.

아파트 이름 앞에 '주공'이나 '임대'가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이는 것들이 차별을 만들고 주류 비주류를 나눕니다.

혼자의 힘으로 용기 있게 자녀를 낳아 기르기로 마음먹은 그녀들은 미혼모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하고,

책임을 전가한 그들은 프레임 자체에서 논외 되어 있습니다.

세상은 깨어있는 자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늘 깨어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항과 동시에 사나온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 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남긴 말입니다.

그는 잔인하게 덧붙입니다.


"그렇기에 노년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 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래 생존한 것일지 모른다."


생존하는 것이 아닌 인생을 산다는 것은,

남들이 맞는다고 하는 것을 의심하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켜 옳은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이번 기부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긍정적 영향력과 선한 구매력을 행사해 주신 고마운 분들의 성함입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기부와 더 많은 기부에 가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감사드리고 늘 존경합니다.


남재현 님

이승미 님

곽윤제 님

이철민 님

양진석 님

최하림 님

구가현 님

이승표 님

박다예 님

정하영 님

정지윤 님

최건식 님

정지훈 님

윤송이 님

김우현 님

정주 님

이준성 님

정지윤 님

남하랑 님

이유리 님

염순영 님

김세미 님

박믿음 님

김재상 님

신예은 님

이철민 님

김민준 님

김우현 님

조성준 님

김요섭 님

이인태 님

황보창 님

가렉상 님

김재진 님

이동윤 님

배준오 님

박소연 님

김민범 님

김병삼 님

백준호 님

박창민 님

황성휘 님

김지효 님

변지원 님

이응창 님

이현승 님

박기준 님

김윤명 님

한호성 님

추헌송 님

지혜 님

이수연 님

옥서아 님

홍정순(최윤선) 님

최윤선 님

정순학 님

최호근 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 8월에도 좋은 기부로 찾아 뵙겠습니다.